가끔씩 집으로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찾아오는데 엊그젠 내가 의왕으로 이사오게 끔 꼬신(?) 안양 사는 후배 녀석과 그의 아내와  3살배기 쌍둥이 아들들이 찾아왔다. 과천에서 오다가 만나는 인덕원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의왕 우회전 하면 안양 ..여기 살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군포 ,안양 ,의왕은 한때 가장 큰 면적인 '안양시' 로 통폐합 논의도 있던 아주 가까운 곳이긴 하다. 근데 시장이 각각 3명이다가 달랑 1명으로 줄어드니 쉽게 줄 일 수가 없었겠지.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잇권' 들 때문에 말이다)
요새  안양, 의왕과 붙어 있는 도시인 과천을 지나다 매번 보는 '과천 시승격 30년' 이라는 표어를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가장 작은 과천은 재정 흑자인 부자 도시이기도 하니 작아도 통폐합 얘기가 없었고 말이다.  

후배 녀석이 아니었으면 일단은 서울에서 벗어나 살려고 했던 나는 지금은 북수원 조원동 쯤에서 살고 있어야 했다.

하긴 얼마전 블로깅한 여기 -->  "학의천" 의 글을 보면 이 곳 의왕도 예전엔 '수원군 의왕면' 이었으니 이미 수원이기도 하다. ;;

아무튼 나의 빠른 하지만 매우 어설픈 술 상 차림에 제수씨가 감탄 할 즈음( 분명 인사치례 일 것이다 ....) 불과 두 달 좀 안된 일인데 집에서 밥 먹다가 내가 허리를 다친 얘길 했더니 두 사람은 진심으로 날 걱정해주었다. 혹시 또 그런 일이 있으면 자기네를 부르라며...

그때 난 119를 불러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이 대책없이 다치면 정말 대책이 없구나 생각했었다.

사실 아직도 다 낫질 않아 허리가 아프니 정말 그때 숨도 못 쉴 정도로 너무 아팠던 기억이다. 그릇도 깨져서 손도 베이고...  

저녁 겸 맥주를 마시며 두런 두런 얘기하다가 그 가족이 집에 돌아간다고 할 때 즈음 "형 이 근처 청계사로 가다보면 발 담그고 놀기 좋은 계곡이 있으니 가봐요"  하길래 계곡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바로 다음 날 일요일인지라 오전에 채비를 하고 준미하고 가보았다.

준미를 타고 십 분만 조금 들어가니 슬슬 강원도 산자락 필이 나더니 문득 ' 이 청계산도 참 크고 험한 산이겠구나'  싶었다.

4년 전인가 사당 쪽으로 올라가는 관악산 자락을 12월과 1월에 운동화를 신고 일주일에 3번씩 눈 덮힌 하얀 산을 운동 삼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느낀건 산 이름에 "바위 악() "자가 들어간 산들은 정말 험준하구나 였다. ( 생각해보니 눈 덮힌 관악산을 운동화로 ...정말 위험했다.)

​청계산은 이름도 예뻐서 험준하구나 이런 생각은 못했는데 겨우 청계사까지 가놓곤 이미 느껴지는 산세가 "여긴 험해...강원도 설악()산만큼"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걸어 올라가긴 귀찮았고 차를 가지고 가면 주차장 까지 인데 바이크를 가지고 가니 청계사 절 바로 앞까진 갈 수 있었다.

날씨가 궃어서 이겠지만 그다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덕분에 공기는 너무 좋았고 조용한 편이 었다.

그리고 계곡 소리를 오랜만에 듣는지라 그 소릴 듣고 한참을 서 있다가 왔다.

서울 사당에서 30분만 차를 타고 나오면 이런 산을 만날 수 있다는건 도시민의 행운인거 같고 내가 사는 곳에선 불과 10분 거리라 여름에 이리로 피서를 올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하다 못해 그냥 백숙이라도 먹고 쉬러... (하지만 난 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괜히 멀리 갈 거 없이 말이다.

마치 한약을 지으러 가면 사는 곳에서 동네 한의원 놓아두고 멀리 있는 한의원에 가서 짓게 되는 것이  괜히 용한 약을 지어 오는 거 같은 느낌을 주듯 가까운 산에 가면 동네 시시한 '뒷 산' 같아서 좀 시시해 보이는 그런 착각만 버린다면 사실 가능 한 일이다.

하긴 예전 대구에 갔을때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산 이름이 "앞 산" 인걸 모르고 "그러니까 그 앞 산 이름이 뭐냐고?" 라고 되물었더니 "그 산이 앞 산이라고!! " 해서 "아 진짜..그래서 그 앞산이 이름이 뭐냐고?" 했니 "아 말이 안 통하네~앞산 !! 앞산 !!  " 하며 대구 사투리로 답답해 하며 언성을 높이던 친구가 생각난다.

대구 사람들 산 이름 짓는데 되게 성의 없게도 지었다고 생각했었긴 했다. 아니 .. "앞 산"이라니

그 동네 사람들은 그 "앞 산"에서 '앞 산 케이블 카' 도 타고 ... 그래도 산 이름이 '앞 산' 은 좀 심하다 생각한다 아직도.. 

뒷 산 , 옆 산 .. 무명(無名)산이 불쌍해.


여기가 산으로 가는 인트로 이다. 장마철 아니랄까봐 하늘이 흐리다.이 모습은 제천 부근 치악산 자락 같다.여기서 요새 핫 한 배우인 박소담씨가 나오는 저 영화의 한 장면을 찍었나 보다. 산세가 험해 보여서 영화 배경으로 특히 "설행"이라는 제목 처럼 눈이라도 오면 그럴만 하다.절 입구. 바위에 써있는 우담바라는 3000년에 달랑 한 번 핀다는 전설의 꽃인데 석가모니가 나타나면 피는 전설의 꽃이라 한다. 그니깐 저기 바위에 새겨딘 청계사는 "석가가 사는 절이다" 라는 뜻이 되겠다. 예전에 '우담바라'라는 영화도 있었던 기억이다. 그럼 5000년 우리 역사엔 달랑 한 번 내지는 꼴랑 두 번 핀 꽃이다. 그럼 그건 현재 아무도 본 적이 없는... 그런 석가가 사는 신비의 절 앞에선 예쁘지 않은 글씨로 "칡즙"을 팔다니 말이다..불경스럽다.여길 못들어 가보고 소리만 들었다. 이 쯤에선 벌써 물소리가 들린다.관광,등산객들...우리 준미도 쉬고 있다. 예쁜 우리 준미. 만일 국립공원 설악산 써 있어도 여긴 하나도 안 이상할 거 같다.자 드디어 물이다...저 계곡의 이름은.정답은 "청계천" 이다...진짜로 실망 했다. 청계천이라니..차를 타고 오면 겨우 여기까지이다. 준미를 타고 내려 오는 길에 찍었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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