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가 그렸다는 저 고 지도에서 보듯 서울은 여러 문들이 둘러싸고 있다.

숭례문은 남대문이고 흥인지문은 동대문이다.

돈의문은 지금의 서대문인데 이건 동대문 남대문 이름과 더불어 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름이고 원랜 '새문' 또는 '신문'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아...그래서 새문안 교회니 새문안로니 신문로니 하는 것은 이 서대문의 고어에서 따온 이름이 었던 것이 었다.

그럼 종로 사직동 근처부터 서대문 경찰서 있는 부근까지 꽤 넓은 부지가 모두 서대문에 연관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실제 돈의문터는 정동 경향신문사 근처에서 본 적이 있다.

나의 종교는 천주교인지라 정동에 가면 경향신문사 옆 프란치스코 성당이 있고 또 미대 출신인지라 서울시립미술관에 자주 가봐서 본 적이 있다.

왠지 그냥 저 지도의 딱 한 가운데 있을 거 같던 경희궁은 좌측에 치우쳐져 있고 우측엔 왕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종묘가 있다.

북악산과 남산이 마주보고 가운데는 청계천이 흐른다.

이게  꼭 요새의 한강이 가운데 흐르는 현대의 서울 지도를 강북판으로 한정 축소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실제로 이 조선 시대 당시에도 청계천을 기점으로 청계천 남과 청계천 북 사람들 사이엔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4대문 안에 나의 조상들이 안 살았던 이유로 경기도 사람 일 뻔하다가 70년대에 태어나는 덕에 간신히 서울사람이 된 뚝섬사람이다.

1세대를 30년으로 잡으니 나의 할아버지만해도 나와의 세월의 간격이 얼마 안 될텐데

그 분들이 청,장년일때에도 이 나라는 그때도 조선시대였다는게 신기하다. 

난 서울 을지로 을지 병원에서 태어났고 전혀 기억 안나는 어린 시절엔 쌍문동과 미아리에 살았다 한다.

그 다음 4~6살 시절 어렴 풋 기억 나는 잠실 지금의 잠실 야구장 근처 1단지 주공아파트에 살았다.

그 다음은 초딩 시절을 보낸 지금의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옆 2 단지 주공 아파트에 살았다.

그리고 고향 같은 동네인 서래마을에 살면서 본격적인(?) 강남 아이로 자라기 시작했다.

본격적이란 말을 쓴 건 내가 초중고를 반포와 서초동에서 나왔고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을 지나 뉴코아 백화점 일대까지 나의 주 놀이터 였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고 말을 한다면 이 모든게 어머니의 땅과 아파트를 보는 식견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었다.

어머니의 아파트 순회로 인해 어린 시절 나는 집 열쇠를 목걸이로 만들어 집에 혼자 들어 갔던 기억이 더 많다.

그 후 군 제대 후 반포4동 삶의 고향 서래마을에서 멀리 안 떨어진 이수 역 근처에 백화점 뒷 편 아파트 단지에 살았다. 


위에 언급한 서울의 내가 살았던 거의 모든 곳은 지금은 예전은 기억이 안 날 만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내가 태어난 을지병원이 지금처럼 강남 복판에 있지도 않았고 신천과 고속터미널 옆 주공아파트는 이제 없어져서 고층 아파트단지가 되었다. 

초등학교때 어머니가 과천 벌판으로 스케이트 타러가는 날 보내 주실때 지나던 차 창 밖 사당역 사거리는 역시 참 초라했는데 말이다.

여기가 압구정동이다. 과거엔 이런 모습일 수도 있는건데 좀 재밌긴 하다.

그러고보니 내 고향 뚝섬은 그저 '성동구'이다가 구 분리로 인하여 현재는 일부가 광진구가 되었다.

내 어린 시절의 모든 기억이 있는 신,구반포와 반포4동인 서래마을도 원래는 ' 강남구' 였다가 일부가 '서초구'가 되버린 공통점이 있다.


어른이 되어 여기저기 다녀보니 서울이 내 고향이란 사실이 막연히 좋았다.

더 없어지기전에 내 고향 서울을 남기고 싶었다.

지금의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자리에서 배추벌레를 잡고 서래 마을의 국립도서관 근처에서 하늘의 매를 구경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 그런 말을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말이기에 약간 서글프다.

거창할 건 없고 올해들어 작년에 구입한 내 스쿠터 "준미"랑 이 곳 저 곳 서울 데이트를 하고 있다.

걷기엔 애매하고 차로 가기엔 들어 갈 수 없던 곳들을 스쿠터 '준미'가 있으니 다녀 볼 수가 있다.

나의 여자친구가 된 준미

내가 현재 사는 곳은 경기도 의왕시이다.

의왕시 여긴 작은 도시라 구가 없다...ㅎㅎ

내 호적에 경기도 주소가 찍힐 거라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만 어느덧 의왕으로 이사 온 지 1년 차.

서울 사당에서 20분거리 내의 곳에 살고자 했고 그래서 찾고 찾아 구한 동네 인데 살아보니 너무 마음에 드는 동네이다.

이 곳 의왕시 숲속 마을은 정돈되고 살기 좋아서 다시 내가 서울에 살 수 있을까 생각까지 든다.

항상 남태령을 넘으며 중턱 수방사쯤에서 공기가 확 바뀌는 걸 느끼면 관악산이 참 크구나와 경기도 공기만해도 서울보다 한 3도 낮구나를 정말 느끼곤 한다.

그래도 내가 다시 서울에 살고 싶다면 아직 그나마 서울의 모습이 남아 있는 '부암동' 이나 '서촌' '통의동' '마포 대흥 뒷동네' , '종로구 창신동, 원남동, 원서동'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니 모두 강북이다 ... 근데 여긴 아직도 사람 사는 곳 같고 서울의 예전 모습이 남아 있어서 난 그게 좋은 것 같다.

겨울엔 좀 더 추운 느낌이 들지만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공기도 좋고 말이다.


내 아버진 당신이 서울사람이란 것에 어떤 자부심 같은게 있으신데 어릴 땐 그게 뭔지 몰라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한 것이 정치적으로도 중립적인 느낌도 있고 서울엔 자랑할 것이 은근히 많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언젠가 원남동 근처에서 먹어본 서울식 반찬이 나오는 식당의 밥을 먹고는 전라도식 밥상은 저리가라구나 정도로 맛있게 밥을 먹은 기억이있다.

아무튼 서울사람인 내가 준미와 다니는 서울의 풍경을 블로깅 해보려고 한다.
일부러 하려는게 아니라 내가 준미와 주말을 이렇게 보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끔은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만...어떤 동네는 그냥 근처만 지나도 추억에 마음이 아픈 동네도 있기에 혼자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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