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6.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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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언론은 장마라는 것이 급 폭우가 오거나 비가 오다 말다 하며 찌푸린 날이 지속 되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버린 한국엔 의미 없기에  '우기'라고 한다더니 방송에선 슬그머니 다시 장마라고 부른다.

아무튼 오늘은 비는 오지 않는 마른 장마 아니 우기 중 어떤 하루이다.

일요일 더운 한 낮.  준미를 타고 어딜 갈까 하다가 무작정 광화문을 지났다.

광화문 광장 한 켠엔 아직 세월호 유족님들이 계시고 또 한편 길게는 플리 마켓이 열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들이 서로 더워 보이기도 하고 여유로워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 만큼 살았으면 서울 어디 든 추억이 없는 곳이 있겠느냐마는 광화문은 그래도 그 중에도 손 꼽을 만큼 생각이 많아지는 곳이다.

그래 이 곳은 개인적인 상념이 많아지는 곳이다....

오늘은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바라보고 서쪽 즉 서촌이라고 불리는 곳 그 중에서도 통의동에 가본다고 급히 정했다.

거긴 대략 한달 전 준미를 타고 지나다 통의동 드라이브 중 우연히 본 한옥 카페가 있기에 가보고 싶었다.

한옥 카페는 요샌 여러 곳에  있으니 그다지 새삼스러울건 없지만 서촌 통의동 깊숙한 부근 자하문로의 한옥 카페는 그리 흔치 않기도 하거니와 당시에 본 특이한 점은 외국인 바리스타가 일을 하고 있더라는 점이 었다.

어딜가던 외국인이 흔해 빠진 요새인지라 뭐가 새삼스럽겠냐마는 그래도 흑인 아가씨가 카페 부근을 빗자루로 쓸고 마감을 하는 한옥카페라는 것을 보는 건 흔치 않지 않을까?

그 카페를 잇는 길 통의동의 자하문 길

자하문(紫霞門)이라는 이름이 예뻐서 좋아도 하지만 그곳은 원래 북문 즉 창의문이라고 불리웠었다.

창의문()은 이 블로그의 이 곳 의 김정호 선생의 지도를 보면 왼쪽 위에 보인다.

창의문의 창()은 '드러낸다' 혹은 '밝은' 뭐 이런 뜻인데 창의(創意)력의 '창(創)'자와는 아예 다른 한자 이다.

그럼 '뜻을 펼치는 문'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태종(1400년대 초)때 이 문이 조선 왕조에 좋지 않다고 해서 막았지만 다시 100년 후 중종에서 다시 열었다고 한다.

근데 의미 심장하게도 거기서 또 100년 후 '인조반정'이 일어나서 궁으로 의군이 침입 할 때 성공하게 되었던 문이 '뜻을 펼치는 문' 즉 '창의문' 요새의 '자하문'이었다. 

인조반정은 '반정' 즉 정치를 되돌린다는 뜻인데..그게 어디로 되돌리냐면 '성리학적 관점에서 옳은 길'로 되돌리자는 좀 뜬 구름 잡는 듯한 뜻이다.

일단 서인들 중에 유명한 사람은 천원짜리 지폐의 모델이신 '율곡 이이' 선생이시다.

인조반정의 구름 잡는 듯한 명분은 겉은 그럴듯 했지만 사실 그들의 속내는 북인들이 득세하는 정치에서 차별 받는다 느낀 서인들이 남인들과 공모해서 광해군을 폐위해버린 일종의 쿠데타이다.

왕이 임기를 제대로 끝내지 못했으니 ''가 아닌 광해'' 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불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전에 뭔가 사건이 있었음을 예측을 할 수 있다.

인조반정 이 후에 여러 정치인들이 서인들에 손에 참수 되었고 결국 인조가 왕 자리에 오르지만 '성리학의 옳은' 등등의 처음 뜻과 달리 서인들은 왕권을 제약하고 그 세가 환관의 정치를 하게 될 정도였다.

허약한 허수아비 왕이니 다시 쿠데타를 걱정하며 왕을 해먹어야 했으니 좌불안석이 었을 것이다.

실제로 다시 한번 누군지 기억이 안나는데 암튼 역모는 일어 났고 인조는 그때 충청남도까지 도망갔었다. 나라 꼴이 아주...

이 서인들이 득세한 조선의 정치 외교는 이 전 광해군의 나름 열강 사이에서 자신의 왕권을 인정 받고 살기 위한 자구책이 었던 '중립 외교책'을 비판하며 이젠 '금나라를 배척하고 명나라랑 친하자 (친명배금정책)'해서 후에 이 사실에 열 받은 금나라에 의해 병자호란을 빡세게 겪게 된다.

당시 명나라는 쇠퇴해 가고 있었는데 그 놈의 성리학 사상은 대의를 중시한다 뭐 이런거 때문에 명나라를 지지 했을것이다. 그래 아주 실리적이지 않았다.

외교 잘못한 쉽게 말해 외교의 줄을 잘 못 선 조선은 후금과의 전쟁(이라말하고 린치를 당한) 후 만신창이가 된다.

그 성리학 어쩌구 명분만 멋졌던 ... 천원 짜리 지폐의 모델이신 이이 선생이 생각나는 .... 그 명분은 다이소 가격이 되버린 셈이다.

그럼 의군을 일으킨 서인들은 다이소 멤버쉽....

이 '인조반정'을 새삼 다시 상기 해보니 요새의 우리 정치는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무튼 풍수지리가들의 그 1400년대의 예언은 200년 후 1600년대에나 맞은 셈인데 .... 200년 후에 맞는 예언이 맞았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일까?

1세대는 30년으로 잡으니 7세대나 지나서 일어나는 예언이 말이다..

아직 한 여름은 아니라 습기는 덜 했지만 더웠다.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서로 한가롭다. 내가 이 건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나는 올 때 마다 아 건물 사진을 찍는다. 작고 얇은 삼각형의 낡은 사다리가 기댄 건물.3d로 렌더 걸어 만든 풍경같구나.통인시장 뒷 편으로 연결된 대각선 샛길.그냥 오래 전이었으면 저 가게들이 없었을텐데 말이다. 영화루. 이 이름과 간판 그리고 풍경도 부디 변치 마시길.나는 자하문로 여기서 뒤를 바라보고 찍은 이 길도 참 좋아한다. 그리고 또 상념에 잠깐 잠긴다.ㅋ '자하문'은 보랏빛 노을의 문 이라는 뜻이다. 뜻도 부르기도 너무 예쁘지 않은가?자하문길 거의 끝자락의 오늘 가보려는 카페

메뉴에 보듯 '아프리카노'라는 커피가 있는데 여기 일하는 바리스타 아가씨는 케냐 사람이다. 그리고 커피도 케냐 원두만 쓴다. 그리고 저 아프리카노 역시 케냐식 커피라고 한다. 그녀는 케냐 사람이지만 한국 말을 공손하게 잘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 것인데 맛은 베트남 커피처럼 연유를 넣은 것 같기도 하다. 분명 라떼 류인데 라떼랑은 좀 다르고 커피의 쌉쌀한 맛은 끝까지 남아 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커피 맛이다. 맛있다고 얘기하니 고맙다고 한국 말로 인사 해주는 상냥한 아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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